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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문제는 결국 '부패'

딸기21 2009. 11.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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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한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19일 공식 취임한다. 하지만 2기 집권과 함께, 측근들을 둘러싼 거액 뇌물설이 터져나와 그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증파 결정을 앞두고 카르자이 정부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카르자이 정부의 핵심 요직인 광업장관을 맡은 모하마드 이브라힘 아델이 중국 국영 광산업체 야금과공집단공사(MCC)에 구리광산을 넘겨주는 대가로 약 3000만달러(약 35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관리의 말에 따르면 아델은 지난 2007년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MCC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카불 남쪽 로가르주의 사막에 있는 아이낙 구리광산 개발권을 넘겼다.
이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미개발 구리광산이다.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MCC의 개발계획은 1년 넘게 늦춰졌고, 구리를 실어나르기 위한 철도도 개설되지 못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 불거진 최대 규모의 뇌물사건 중 하나가 된다. 가뜩이나 추락한 카르자이 정부의 대외적인 신뢰도는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와 인적자원이 부족한 아프간에서 광물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지만 재건의 밑거름이 되기보다는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 카르자이 정부 초기 광업장관을 맡은 것은 미르 모하마드 세디크라는 각료였으나, 그는 북부 바글란주 고리의 시멘트공장을 민영화하면서 카르자이의 동생 마무드에게 특혜를 주기를 거부해 밀려났다.
2006년 카르자이는 세디크를 내보내고 자신과 가까운 압델을 앉혔다. 압델은 아프간에서 가동되는 유일한 시멘트공장인 고리 공장을 마무드가 운영하는 아프간투자회사(AIC)에게 넘겼다. 워싱턴포스트는 “매사 이렇다보니 구리, 철, 대리석, 금 등 풍부한 부존자원이 있음에도 개발이 늦어지고 재건자금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부패는 카르자이 정부에 대한 불신의 원인인 동시에,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프간인들의 70%는 빈곤과 실업을 전쟁의 원인으로 꼽았다. 두번째로 꼽힌 것은 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성(48%)이었다. 반면 탈레반, 알카에다, 외국세력 등 교전의 주체들을 전쟁 원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은 3분의1 이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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