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아랄해가 살아날까.

딸기21 2009. 10. 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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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꼽혀온 중앙아시아의 아랄해가 되살아날까.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걸쳐있는 아랄해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랄해는 옛소련 시절 잘못된 관개정책으로 말라붙기 시작해 수량과 면적이 급감, 말라붙었으나 근래 카자흐스탄 측의 노력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AP통신은 26일 옛 항구도시 아랄스크 르포를 통해 ‘물이 되돌아오고 있는’ 아랄해의 모습과 주민들의 희망을 전했다.


한때 어선들이 넘쳐나는 번창한 항구였던 아랄스크는 1970년대 이후 아랄해가 멀리 후퇴하면서 버려진 도시로 변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아랄해 물은 염화가 진행돼 소금물로 변했고, 물이 마른 곳에는 허연 소금땅이 드러났다. 하지만 최근 수량이 늘어나면서, 민물고기를 대신해 옛소련 당국이 풀어놓았던 짠물고기들이 생존하지 못할 정도로 염도가 낮아졌다. 아직은 항구로서의 모습은 찾지 못하고 있지만 시르 다리야(강)에서 흘러온 물이 아랄스크 25㎞ 지점까지 차올랐다. 아랄해의 민물고기 어획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카자흐에서 흘러들어가는 시르다리야와 우즈베크를 지나오는 아무다리야의 두 강줄기가 모이는 아랄해는 한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담수호였으며 중앙아시아 사막지대 주민들의 젖줄이었다. 하지만 옛소련 시절 주변지역에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강물들을 빼내 쓰는 바람에 점점 물이 말랐고, 어업으로 먹고살던 호숫가 도시들은 몰락했다.


2000년대에 이르자 수량은 60년대의 10분의1로 줄었으며 말라붙은 소금땅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천식과 폐질환이 퍼졌다. 한 덩어리였던 거대한 호수는 물이 줄어 남북으로 갈라졌으며, 몇년새 우즈베크쪽 ‘남아랄해’가 동서로 갈라져 세 토막이 됐다. 옛소련에서 독립한 아랄해 주변국들은 각기 강물을 끌어다쓰기 바빠 아랄해가 죽어가도록 내버려두었다.


가장 먼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카자흐 정부는 2001년 세계은행의 지원 속에 아랄해 살리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88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시르다리야의 물줄기들을 아랄해로 돌리고 아랄스크 주변에 코카랄 댐을 쌓아 물을 막았다. 6년 정도 지나면 아랄스크는 다시 항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랄스크 주민 바다르칸 프리케예프는 “물이 돌아오니 희망도 되돌아왔다”며 “이제는 이 곳에 산다는 것에 희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랄스크가 쇠락하기 전 조선소에서 일해왔다는 알렉산데르 단첸코는 AP인터뷰에서 “사막의 열기에서 지내온지 오래됐는데 이제는 바람에서부터 바다가 돌아오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도 아랄해가 완전히 되살아나려면 얼마나 걸릴지, 완전 복구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랄해 면적의 4분의3이 속해있는 우즈베크는 자금난 등을 이유로 복구작업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올초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에서도 우즈베크쪽 아랄해의 수량감소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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