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공은 둥글대두

환상특급

딸기21 2002. 9. 16.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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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축구가 말썽이다. 지난주 내내 저녁 7시만 되면 테레비 앞에 붙어앉아 지난시즌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결승전을 봤다. 결승전(레알 마드리드-레버쿠젠)에서 보여준 지단의 환상의 발리슛.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터질듯한> 감동을 맛봤는데, 금요일 재방송으로 봤던 수퍼컵은 현재까지 나온 모든 축구경기의 <완결판>이었다.

수퍼컵은 유에파컵 우승팀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벌이는 <꿈의 경기>인데, 유에파(난 우에파라고 부른다) 우승팀은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였고 챔피언스 우승팀은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였다. 페예노르트는 우리 종국이가 이적해간 팀이어서 각별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마드리드의 호화군단이 총출동했는데, 과연 볼만했다. 골키퍼는, 이변이 없는 한 <향후 10년간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이끌어갈> 이케르 카시아스. 지난번 월드컵 때 우리랑 벌였던 8강전에서 우리팀 승부차기를 한개도 못 막긴 했지만 나이(21살)에 비해 정말 침착하다. 챔피언스 결승전에서도 막판 교체로 나와서 무시무시한 연속 슛 3개를 몽땅 막아냈다.


수비는 가운데 이에로와 엘게라가 서고, 양 옆에 마켈렐레와 살가도가 섰다. 살가도는 오버래핑도 잘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수비를 전담한다. 중간 줄(굳이 미드필더와 포워드를 구분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렇게 부르자)에는 평소의 솔라리 대신 캄비아소가 서고, 카를로스에 이어 오른쪽에 예의 피구가 섰다. 지단은 중앙의 약간 앞쪽에서 투톱인 구티와 라울을 받쳐줬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피구가 펄펄 날고 지단이 가운데서 종횡무진. 피구-지단-카를로스가 차례로 <개인기>를 보여주는데 가히 환상적이었다. 카를로스가 맨 첨에 자책골을 <유도>했는데, 수비수가 누구였든 간에 그 상황에서는 자책골을 넣게 됐을 것이다. 두번째 골은 카를로스가 그 빠른 발로 멋지게 성공시켰고, 세번째 골은 피구의 센터링을 받아 구티가 헤딩으로 넣었다. 우와...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완벽한> 센터링이었다. 


라울이 이날(실은 8월말 경기였음) 활약을 별로 못 했지만, 안정환이 흉내낸 그 <반지 키스>는, 라울이 보여주면 진짜 <살인적>이다. 


경기는 물론 마드리드의 승리. 3대 1 스코어. 1골 내주긴 했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페예노르트를 압도했다. 역시나 페예노르트에는 우리 종국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바보들, <압박축구>도 모르나, 지단이랑 피구가 펄펄 날도록 풀어주면 어떡하냐구. 우리 종국이가 있었다면 그런 스코어는 안 나왔을 것이다. 이 세상에 종국이보다 잘난 윙은 카를로스 하나 정도..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어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뉴캐슬Ut 경기를 봤는데 첼시가 홈구장에서 3대빵으로 뉴캐슬을 눌렀다. 뉴캐슬 넘 못하더구만.

이번주에도 나의 <축구 광기>는 계속된다...


오늘은 프리메라리가 레알마드리드-레알베티스 경기가 있다. 지단-피구-라울-카를로스에 호나우두까지 결합했으니 어떤 화력을 보여줄까. 생각만해도 떨린다(으슬으슬). 다만 호나우두-라울과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모리엔테스가 좀 안되기는 했다.
마드리드의 멤버들이야 뭐 설명이 필요없지만, 레알베티스에는 또 내가 귀여워하는 호아킨이 있다 *^^*

그리고 내일은 우리나라랑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 평가전이 있다.


수요일에는 기대를 걸고 있는 AS로마-레알마드리드전이 펼쳐진다. AS로마가 어떤 팀인가-바로 바티가 있는 팀 아닌가. 카베나기를 데려오네, 누구를 끌어오네 하다가 결국 이번 시즌에도 바티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는데 무수한 축구팬들은 <노쇠한> 바티로 지탱할 수 있겠냐고들 한다. 그치만 사자가 늙었다고 고양이 되는 거 봤나? 한번 사자는 영원한 사자다.

목요일부터가 문제다. 저녁 때 페예노르트와 유벤투스의 경기가 있는데 추석 연휴에 앞서 대전에 내려가야 한다. 우리 종국이가 이날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다음날 재방송이라도 꼭 봐야만 한다.


금요일에는 바이에른뮌헨과 데포르티보 경기가 있는데, 이 경기에는 나의 <이해관계>가 별로 없다. 데포르티보의 경기는 이번시즌 레알베티스와 하는 것을 봤는데 별로였다. 다만 바이에른뮌헨에는 귀여운 골키퍼 <칸>이 있으니 그걸로 눈요기가 될 것 같다.

오늘은 아침에 출근해서 기사 넘기고, 각종 사이트를 훑어서 이번주 나의 <테레비 편성표>를 짰다. 늘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붙는 혼잣말-이 정성으로 공부를 했으면 박사학위가 몇개일텐데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인생이 조금이라도 재미있어진다면!

축구 때문에 다소의 정서불안을 겪고는 있지만 그래도 즐겁다.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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