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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섹스스캔들' 복병 만났나

딸기21 2004. 2. 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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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대세를 굳혀가고 있는 존 케리 후보가 예상 밖의 복병을 만났다. `폭로 전문 저널'로 악명 높은 인터넷 뉴스사이트 `드러지 리포트'가 케리 후보의 여자관계를 들고 나온 것. 케리 후보측은 "할 말이 없다"면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자칫 `제2의 르윈스키 스캔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케리 후보는 13일 드러지 리포트가 보도한 여성 인턴직원과의 관계에 대해 "말할 것이 없다"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앞서 드러지 리포트는 케리 후보가 지난 2001년 봄부터 지난해까지 2년여 동안 자기 사무실에서 일하던 젊은 여성 인턴사원과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 여성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도피했다고 보도했었다.
드러지 리포트는 문제의 여성과 친한 인물이 이 사실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드러지 리포트는 폭로성 속보들을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인터넷 미디어. 지난 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의 관계를 보도해 `폭로 저널'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미국에서 유명정치인이 섹스스캔들에 휘말린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존 F 케네디 전대통령과 배우 마릴린 먼로의 고전적인 스캔들을 비롯, 87년 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였던 게리 하트가 혼외정사가 밝혀지는 바람에 도중하차한 전례도 있다.
클린턴 전대통령은 르윈스키 스캔들에서 시작된 이른바 `지퍼 게이트'로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는 치욕을 겪어야 했다. 이 스캔들은 `부적절한 관계'라는 유행어까지 낳았고, 현직 대통령이 세간의 놀림감으로 전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케리 후보의 경우 이번 사건이 대선에서 얼마나 큰 악재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클린턴 전대통령은 스캔들 자체보다는 초기에 사실을 부인했던 것이 문제가 돼 거센 비난을 받았었다. 반면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수명의 여성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과거에 내가 저지른 잘못"이라고 순순히 인정, 여성표를 잃지 않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케리 후보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무엇보다 `거짓말'을 싫어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지켜보기 위한 전술로 보인다.
케리 후보측은 클린턴 전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개적인 증언이 없다는 점을 들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보도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병적 기록 삭제 의혹이 불거지는 등 대선전은 벌써부터 폭로전 양상으로 가고 있어, 사태가 어느 쪽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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