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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는 '미국의 밀라노'?

딸기21 2009. 7. 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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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가 미국 중서부의 밀라노로 떠올랐다.”

오늘 AP뉴스 보도입니다. 시카고...라고 하면, 가보지는 못했습니다만 ^^; 어쩐지 갱스터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시카고가 정치적 고향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고 시카고 토박이인 미셸 여사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면서 요즘에는 워싱턴, 뉴욕 못잖은 파워풀한 도시가 된 느낌입니다.

특히 외신들이 눈여겨본 것은 ‘시카고 패션’입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제가 보기엔 솔직히 지금도) 시카고가 뉴욕, 파리, 밀라노에 감히 패션으로 명함을 내밀 처지는 못 되었지요.
하지만 미셸이 계속 시카고 디자이너들의 옷을 선보이고 유행을 시키면서 ‘시카고 패션’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달 시카고에서 열린 패션행사에 참석했던 유명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는 “이제 패션 분야에서는 ‘시카고 출신’도 뉴욕, 파리, 밀라노 출신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의 부티크들


시카고 스타일은 곧 미셸 스타일이다, 해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럼 시카고 스타일의 특징은 뭘까요.
 
패셔니스타들이 말하는 시카고 스타일은 ‘수수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맵시’랍니다. 미셸은 너무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워보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지적인 느낌이 나는 의상, 직장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기성복처럼 보이면서도 너무 딱딱하지는 않은 옷차림을 선호하지요.
패션잡지 <인스타일>의 디렉터 할 루벤스타인은 “미셸은 일하는 도시 여성처럼 옷을 입는다”면서 “그게 바로 뉴욕 스타일하고는 차별화되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시카고의 실용주의 패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스타일을 대표하는 시카고의 디자이너로는 미셸이 애용한다 해서 유명해진 이크람 골드먼(▶ 오른쪽 사진), 마리아 핀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골드먼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계 이민자로, 시카고에 대형 부티크를 갖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두 사람은 미셸 덕분에 이름을 얻었다 하는 편이 맞을 듯합니다.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은 아니었지만 미셸이 시카고 패션업계를 살려주려고 이 사람들 부티크의 옷을 일부러 골라 입는 측면이 많거든요.
이 때문에 과거 퍼스트레이디들의 옷을 많이 디자인했던 오스카 들라렌타 같은 이는 미셸의 옷차림이 너무 진중하지 못하다고 타박을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퍼스트레이디가 자기 고향, 혹은 남편의 정치적 고향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것은 미국에선 전통이기도 하답니다. 
아칸소 주지사에서 대통령이 된 빌 클린턴 부인 힐러리는 남편 취임식 때 아칸소 출신 세라 필립스의 옷을 입었고, 텍사스 출신인 로라 부시는 역시 남편 조지 W 부시 취임식 때 텍사스의 마이클 페어클로스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었답니다.
정작 미셸은 남편 취임식 때 골드먼이나 핀토가 아닌 쿠바계 미국인 이사벨 톨레도가 만든 옷을 입었지만요. (미셸이 사랑하는 또다른 디자이너로는 시카고 출신은 아니지만 중국계 제이슨 우를 들 수 있습니다.)



중동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크람 부티크의 붉은 아치


패션 전문가인 바버라 글래스는 AP인터뷰에서 “시카고는 ‘미셸 효과’에 의존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패션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유럽 패션계도 시카고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카고가 밀라노에 비견되는 위치(!)까지 올라가게 된 데에는, 미셸의 공 못잖게 시 당국의 노력도 들어있었다는 겁니다.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2006년 디자이너들을 후원하기 위해 시장 직속의 패션자문위원회를 만들었고, 해마다 ‘패션 포커스 시카고’라는 패션행사를 열어 ‘시카고발(發) 유행’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 유수의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 백화점과 손잡고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시카고 패션 인큐베이터’를 설립하는 등 투자를 했습니다. 
인큐베이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젊은 디자이너를 키우는 공간’인데요. 최근 이 인큐베이터의 책임자를 맡게 된 것이, 앞서 언급한 토미 힐피거랍니다. 힐피거는 뉴욕 태생입니다만 시카고 패션업계의 대부가 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그럼, 마리아 핀토의 올가을 컬렉션 한번 구경해볼까요.





그 다음엔 오스카 들라렌타의 컬렉션.


‘시카고 스타일’과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 


시카고 패션을 좀더 구경해보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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