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약한 달러가 고유가를 부른다

딸기21 2004. 1.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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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가 고(高)유가를 부른다"

세계적인 석유·에너지전문 주간지인 ‘중동경제연구(MEES)’가 최근호에서 ‘약세 달러-고유가 ’시대를 경고하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이 잡지는 7일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 재정을 오일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산유국들은 유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심각한 달러 약세였던 70년대 오일쇼크 당시와 현 상황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MEES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차장을 지낸 MEES의 람지 살만 전문위원은 2000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흐름이 달러약세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산유량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OPEC은 유가 결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일달러에 국가재정을 의존하고 있는 OPEC 산유국들은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재정을 보전하기 위해 고유가 정책을 펴왔다는 얘기다.
MEES는 70년대 달러가치 하락에 맞서 OPEC이 유가를 인상했던 사례를 들며 현재의 세계경제 흐름이 당시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중동 산유국들은 1972년 달러 약세로 11.5%의 재정 손실을 입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73년 유가인상을 결정했고, 이른바 오일쇼크가 시작됐다. 73년 배럴당 3.05달러였던 유가는 74년에는 10.74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 79년 OPEC은 다시 가격인상을 시도, 배럴당 17.25달러였던 유가가 이듬해 28.64달러로 껑충 뛰었다.
 
적자재정을 선호했던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집권기에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오일쇼크의 부메랑에 놀란 산유국들이 86년 바스켓 유가 변동 제한 시스템을 채택하기까지 고유가 시대가 계속됐다. 90년대 미국에 빌 클린턴 정권이 들어서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달러가치가 안정을 유지하자 유가도 동반 안정됐으나 2000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막대한 군사예산 지출과 감세 등으로 재정적자를 늘리고 달러가치 하락을 용인하면서 유가는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달러 현상이 본격화된 지난 2001년 7월 이후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30% 이상 떨어졌다. OPEC은 달러가치가 하락한 이상 유가를 올리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라 주장하고 있다. 2000년3월 배럴당 26.3달러였던 바스켓 유가는 2001년 9.11 테러로 국제 항공수요가 급감했을 때 잠시 떨어졌다가 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으로 다시 뛰었다. 그러나 OPEC은 유로화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오히려 유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OPEC이 현재의 고유가 전략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MEES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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