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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자동차 환경규제"

딸기21 2009. 5. 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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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한국시간 20일) 자동차 연비를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새로운 환경기준을 발표한다. 크고 비효율적인 차만 팔다가 파산 지경에 이른 자동차업체들도 이번에는 강화된 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차’를 만들어 환경과 산업 모두를 살리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조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몇 달간 마련해온 야심찬 자동차 환경기준을 이날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규제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입을 다물었지만, 언론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연비를 갤런당 평균 35마일(ℓ당 14.9㎞)로 높이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승용차는 갤런당 42마일, 경트럭과 지프형차량·밴은 26마일로 연비를 높여야 한다.
미 연방정부가 전국적 연비 규정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1985년 이래 갤런당 27.5마일의 연비 권고기준을 바꾸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 규제도 나몰라라해 비판을 받아왔다.
2007년 에너지법을 고치면서 2020년까지 연비를 35마일로 높인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이는 목표치였을 뿐이다. 캘리포니아 등 14개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2016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연비를 높이기 위한 규제안을 만들었지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주마다 기준이 다르면 안 된다”며 거부했다.

오바마는 취임 후 전임 행정부의 조치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연방환경청은 지난 3월 주별 규제를 허용했다.
환경청에 따르면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7%가 자동차에서 나온다. 2002년부터 연비 규제를 해온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오바마의 발표를 앞두고 “우리의 노력을 연방정부도 받아들였다”며 환영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회사들은 그동안 주별 규제를 막으려고 엄청난 로비를 벌여왔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연료 낭비가 심한 대형차를 생산하다 문 닫을 처지가 된 GM과 크라이슬러는 지금 정부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 시점을 노려 환경기준을 내놓음으로써 업계의 저항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오바마는 환경기준을 충족시켜야만 두 회사를 도와줄 것이라고 밝혀왔다.

19일 오바마의 기자회견에는 공화당의 환경 전도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민주당의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 주지사,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 론 게텔핑거 전미자동차노조연맹 의장이 배석한다. 양당과 자동차업계·노조가 모두 환경 규제의 당위성에 공감하고 합의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 등 과학자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업계가 노력만 한다면 연비를 높이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말한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의 여러 브랜드 승용차들은 지금도 35마일 이상의 연비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도 갤런당 100~150마일의 연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자동차 연비·배출량 규제를 대세로 인정하고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연구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알리바바닷컴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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