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가봉 '숲지킴이' 환경상 탔다

딸기21 2009. 4. 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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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아프리카 가봉의 숲 지킴이가 ‘환경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골드만환경상을 타게 됐다. 골드만환경상 위원회는 19일 웹사이트를 통해, 가봉의 국립공원 보호 운동가 마크 오나 에상귀(45·사진) 등 7명을 올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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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쓰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오나 등 국제기구에 소속돼 일하면서 가봉의 장애인 복지와 교육·통신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가 환경문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07년. 4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오마르 봉고 대통령 정권이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중국계 대규모 광산컨소시엄인 CMEC에 국립공원 개발권을 줬다는 뉴스를 듣고부터였다.
CMED가 ‘벨링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개발에 나선 곳은 수도 리브르빌에서 멀지 않은 이빈도 국립공원이었다. 이 공원은 가봉이 자랑하는 캉고 폭포와 코끼리·침팬지 집단서식지 등이 있는 열대우림으로, 넓이가 3000㎢에 이른다. 정부는 2002년 캉고강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세계적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이 지역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5년만에 국립공원법까지 어겨가며 CMEC에 개발권을 넘겨준 것이었다. CMEC 측은 공원지역에서 철광석 광산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광산개발용 전력 공급 목적으로 캉고강 상류에 대규모 댐까지 지을 계획이었다.
오나는 이 과정에 가봉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패가 개입돼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정부가 컨소시엄측으로부터 광산개발 이익에서 겨우 10%만을 건네받기로 하고 세금도 25년간 면제해준다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을 체결한 사실을 알게 됐다. 오나가 이를 폭로하자 정부는 그를 출국금지시켰고, 지난해 말에는 구금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그가 “서방과 결탁해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혐의를 덮어씌웠다.

국제적인 석방 캠페인이 벌어져 13일 만에 오나는 풀려나왔으며 정부는 여론에 밀려 개발계획을 일단 중지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댐 규모를 줄여서라도 개발을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나가 이끄는 환경단체 ‘브레인포리스트(Brainforest)’는 생물자원을 보전하는 것이 아프리카의 빈국인 가봉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라며 국제사회에 개발을 막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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