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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분'으로 가나

딸기21 2003. 12. 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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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내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유혈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가 또다시 암살당하고 전직 바트당 간부가 군중들에 몰매를 맞고 숨지는 등 이라크인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내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잇단 유혈사태

18일 바그다드에서는 과도통치위원회의 압둘 아지즈 알 하킴 의장의 조카이자 시아파 지도자인 무한나드 알 하킴의 장례식이 열렸다. 무한나드는 시아파 최대 정치조직인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위원으로 활동해오다가 지난 17일 자택 앞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SCIRI측은 시아파 세력이 확대되는 것에 경계심을 느낀 후세인 추종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 있는 모스크에서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해 SCIRI 최고지도자였던 무하마드 바키르 알 하킴이 숨진 바 있다. SCIRI는 친이란계 시아파 단체이지만 전후 미군 점령당국에 협력해왔으며, 이 때문에 후세인 잔당을 비롯한 반대파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가하면 나자프에서는 시아파들이 바트당 간부를 공격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후세인 치하에서 바트당 지역책임자를 지냈던 알리 압둘라 알 달리미가 18일 나자프 인근 쿠파에서 성난 군중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바그다드 카르크흐 지역에서는 차량을 타고 순찰을 하던 제1기갑사단 소속 미군 1명이 저항세력의 매복 공격으로 숨졌다.

유엔이 나서라

후세인 체포 뒤에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자 유엔이 나서서 이라크 전후관리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독일을 방문하고 있는 과도통치위 대표단은 18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만나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유엔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달 이라크 점령당국과 과도통치위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아난 총장은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15일쯤 회의를 열 생각이며 과도통치위측에 참석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미군을 비롯한 점령당국에도 회의 참가를 요청했다"면서 "3자 회담을 통해 유엔이 이라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과도통치위로부터 이라크 방문 요청을 받았지만 다음달 중동 순방 때 이라크를 방문일정에 포함시킬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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