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독일군, 프랑스 주둔... 2차 대전 이래 처음

딸기21 2009. 2. 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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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초로 프랑스에 주둔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3일 독일군이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군사훈련차 프랑스에 주둔하게 됐다고 독일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450~800명 규모의 독일군이 프랑스 북부 스트라스부르에서 조만간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시기·규모·장소는 양국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합동 군사훈련은 유럽의 오랜 앙숙이자 경쟁자였던 두 나라의 달라진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5000여명 규모의 ‘프랑스-독일여단’을 운용하면서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합동 군사작전을 펼쳐왔으나 독일군이 프랑스 영토로 들어온 적은 없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에 점령당한 악몽을 갖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합동훈련 소식에 대해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프랑스는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집권 뒤 독일과 부쩍 사이가 좋아졌다. 1966년 나토군에서 탈퇴했던 프랑스는 지난해 나토군 통합사령부에 복귀, 나토와의 군사협력에도 다시 나서고 있다.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군사훈련은 사르코지 대통령 측이 독일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독일 도나우에슁겐 등지에 위치한 합동여단 사령부를 양국간 경계지점인 알자스-로렌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주말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안보정책회의(MSC)에서 합동여단 사령부 이전안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독일군의 ‘광역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차 대전 전범이라는 멍에를 짊어진 독일군은 전후 수십년간 미국의 우산 아래 나토를 통해서만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2006년 레바논 평화유지활동을 명분으로 최초로 지중해에 함대를 파견하는 등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프랑스가 독일의 적극적 역할을 인정하고 협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유럽 통합군 창설 전망도 한층 밝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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