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태국 '쿠데타설' 뒤숭숭...

딸기21 2008. 11.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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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소요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방콕 중심가 방송국에 괴한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빚어졌으며,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쿠데타 루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공항을 점거한 시위대의 진압을 사실상 포기했다.

28일 방콕 중심가의 ASYV 위성방송국에 총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방송시설을 파괴했다. 이 때문에 아나운서 1명이 다치고 10분간 방송이 중단됐다. 방콕포스트는 전날 밤부터 방콕 시내 곳곳에서 총격 소리와 폭발음이 들려 시민들이 공포에 질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 참모총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정부 측과 시위대가 모두 거부한 이래, 방콕에서는 군의 쿠데타설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과 관공서들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 업무를 일찍 끝내고 있다.
솜차이 총리는 시위대에 점거된 수완나품 국제공항, 돈므엉 국내선 공항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군사 쿠데타가 두려워 시위대를 강제해산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자 일각에선 “병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나타유 사이카우 정부 대변인은 28일 “폭력사태를 피할 것”이라며 무력진압설을 일축했다. 솜차이 총리는 페루 리마 아태경제협력회의(APEC) 참석 뒤 방콕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570km나 떨어진 휴양도시 치앙마이에서 각료들과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군과 경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데다 국민의 신망도 얻지 못한 솜차이 총리는 수도로 귀환하지도 못하고 시위대 진압도 못한 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아누퐁 장군은 지난 5월 반정부단체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의 시위기 시작된 이래로 중립을 지켜왔으며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혼란이 계속되면 결국 군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방콕 시내에는 이미 탱크와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현지 일간지 ‘더 네이션’은 아누퐁 장군이 솜차이 총리에게 전화해 시위대의 요구대로 퇴진할 것인지 버틸것인지를 결정하라며 ‘최후통첩’을 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방콕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위대 진압에 나서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를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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