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G20 성과와 한계

딸기21 2008. 11. 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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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15일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은 금융시장 규제·감독을 강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고삐풀린 자본주의’의 폐해를 인식하고 금융시장에 적절한 규제를 가한다는 데에 합의를 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세부 행동계획과 금융관리를 위한 ‘글로벌 시스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줄이지 못해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 침체에 공동대응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금융시장 규제와 관련해, 정상들은 “모든 시장 참가자들은 적절한 규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들은 총 8쪽 47개 항으로 이뤄진 코뮤니케(공동성명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화포럼(FSF) 등 금융관리기구들을 개혁해 시장 감독을 강화하고 △거대 금융회사들과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기준을 만들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며 △각국 금융관리당국들이 상시적인 공조 체제를 만들어 금융위기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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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금융규제 강화를 코뮤니케로 못박은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자유시장과 자본주의 만이 성장으로 가는 길”이라는 입장을 고집했지만 유럽과 개도국들의 강력한 규제 주장에 밀렸다. 
그러나 영국·프랑스가 제안한 글로벌 금융관리기구 창설 문제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렸다. 이 때문에 새로운 관리기구를 만들지 여부는 코뮤니케에서 빠졌으며, 각국 금융감독기구 간 공조를 강화한다는 언급으로 그쳤다.
IMF와 FSF는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거대 금융회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역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금융기관 경영자들의 급여 상한선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실무그룹에서 ‘권고안’을 만들기로 했다. 
IMF와 세계은행을 개혁해 개도국들의 발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브라질 등의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역시 내년 3월 이후 열릴 다음번 정상회담 과제로 넘어갔다.

경제침체 대책과 관련해, 정상들은 거시경제정책에서부터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공조”를 하기로 합의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각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투입해 내수 진작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고 각 정상들도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정지출을 늘리고 경기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데에는 동의했으나 금리인하 여부와 폭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나라마다 입장이 달라 청사진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부시 미국대통령이 즉각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데에 거부반응을 보인 탓에, 코뮤니케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표현을 넣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표류 중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박차를 가해 내년 1월 부시 대통령 임기 만료 전 본궤도에 올린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나, 개도국들을 위한 DDA 협상에 선진국들이 얼마나 부응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불투명하다. 일본은 회의에 앞서 IMF에 1000억달러를 출연하겠다며 중국·러시아에도 출연액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확답을 피했으며,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는 “IMF에 돈을 더 낼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로이터통신은 “참가국들은 신속한 경기부양과 시장 규제에 합의했으나 ‘행동’은 모두 개별 국가의 과제로 남겨졌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특히 각국이 내년초 미국의 정권교체를 앞두고 구체적인 논의를 피하려는 경향을 보여 회담이 한계에 부딪쳤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코뮤니케에 규정된 47개 항목 중 절반 이상이 미국 새 대통령 취임 뒤에 열릴 다음번 정상회담 과제로 남겨졌다”고 전했다. 내년 3~4월로 예정된 다음 회담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년 G20 의장국인 영국의 런던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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