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부드러운 미국' 기대하는 세계

딸기21 2008. 11. 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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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에 세계가 환호했다. 조지 부시 정권의 일방주의와 대테러 전쟁에 지친 세계는 오바마의 정부가 세계와 좀더 ‘부드러운’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라크, 파키스탄은 대테러전쟁 국면 변화에 희망을 걸었다.

오바마 가족과 얽혀 있는 케냐, 인도네시아, 영국, 아일랜드는 동질감을 표하며 오바마의 승리를 반겼다. 오바마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 코겔로 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오바마의 의붓할머니 사라 오바마 여사는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만나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지만 손자가 미국 대통령이 돼 자랑스럽다”며 “당장 이 마을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손자가 있는 백악관에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시카고 축하행사에서 특별히 언급한 이복 누나 아우마가 할머니의 통역을 맡았다. 음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도 “오바마는 이 땅에서 나온 아들이며 우리 국민 모두가 그를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어린 시절 새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축하행사가 열렸다. 오바마의 외가쪽 친척들이 사는 아일랜드 머니갈 마을도 성조기를 내걸고 파티를 열었다. 아일랜드의 브라이언 코웬 총리는 오바마를 공식 초청한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오바마 당선을 축하하는 파티와 공연이 곳곳에서 열렸다. 프랑스 파리의 젊은이들은 성급하게 “굿바이 조지(부시)” 파티를 열었다. 영국 언론들은 오바마 아버지의 세번째 부인 케지아와 이복누이 아우마가 영국 국적임을 강조했다.

 

올아프리카닷컴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가 이 사람, 오바마를 기다린 이유”라는 기사를 싣고 “미국이 관용적인 대통령을 선택해야 할 때임을 세계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쟁 희생양이 된 이라크인들은 오히려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AP통신은 “이라크인들은 복잡한 심경으로 미국 투표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대테러전쟁의 국면이 바뀌어 하루빨리 치안상황이 안정될 수 있기만 바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슬람권은 무슬림 아버지를 두고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오바마가 적어도 전임자와는 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로코 저널리스트 아흐메드 벤켐시는 뉴스위크 인터넷판 기고문에서 오바마의 가운데이름 ‘후세인’을 명시하며 “버락 후세인이 승리함으로써 미국과 중동의 관계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나는 종교적 대립을 원하지 않지만 중동에서는 ‘갓댐(저주받을) 부시의 아메리카’라는 정서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바마에게 희망을 걸었다.

AP통신은 4일 “세계는 ‘덜 오만한 미국’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오바마의 당선을 누구보다 환영하고 있다며 “그들은 유럽이 주도하고 미국이 받쳐주는 새로운 글로벌 체제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뤼셀의 정치분석가 니콜라스 베론은 “오바마는 장기적으로 국제정치의 지형까지 바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줄곧 대립했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선거 전날인 3일 “오바마가 승리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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