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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파키스탄으로 '전선 확대'

딸기21 2008. 9. 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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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선을 파키스탄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 개전 7년 만에 아프간에서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된 미군이 어쩔 수 없이 대테러전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폭격과 지상군 작전을 병행한 미국의 ‘파키스탄 확전’은 더욱 큰 저항과 인명피해만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군은 이달 들어 잇달아 파키스탄 산악지대에서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지난 10일 미 프레데터 무인전투기가 아프간과 접한 파키스탄 와지리스탄 산악지대에 다섯 차례 폭탄을 투하했다.
미군의 표적은 탈레반 지도자 잘랄루딘 하카니였지만 그는 달아났고, 미군이 ‘하카니의 아내와 처제’라고 주장한 두 여성과 게릴라 4명, 어린이 8명이 숨졌다. 

미군은 이날 지상군도 투입해 하카니 체포작전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역설적이지만
하카니는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1980년대 미 중앙정보국(CIA) 지원을 받으며 반 소련 항쟁을 벌인 인물이다. AP·AFP통신은 12일에도 미군이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파키스탄 국경마을 미란샤에 떨어져 8~1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파키스탄 영내를 공격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2006년 1월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와지리스탄을 폭격했으며 지난해부터 공습을 크게 늘렸다. 

지난 3일과 4일, 8일에도 미군 공습으로 파키스탄 민간인들이 여럿 숨졌다. 하지만 과거의 공습이 친미파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동의 아래 이뤄진 것과 달리, 지상군까지 동원한 미군의 최근 공격은 파키스탄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이어서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얼마 전 사퇴한 무샤라프와 껄끄러운 사이였던 아슈파크 카야니 파키스탄 합참의장은 “영토주권을 침범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현지 언론인 지오TV는 카야니 합참의장이 “국경을 넘어오는 모든 외국군에 반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변경지대에서 대테러전 동맹군인 미군과 파키스탄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군의 작전이 파키스탄 정국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은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선 파키스탄 안에 들어가서라도 전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군은 오사마 빈 라덴과 최측근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파키스탄에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공습, 알카에다 아프간 사령관인 라이스 알 리비와 폭탄제조책 하바브 알 마스리 등 특급 수배자들을 사살했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AP통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7월 파키스탄 월경 작전을 비밀리에 승인했다고 폭로했다. 파키스탄이 아프간, 이라크에 이은 ‘제3의 전선’으로 굳어져가는 분위기다. 그 이면에는 병력을 증파하기도, 동맹군을 끌어모으기도 여의치 않은 미국의 딜레마가 있다. 부시는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 8000명을 줄이는 대신 아프간에 4500명을 증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 장성들은 현재 3만5000명인 아프간 주둔군을 1만명은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프간 카불 사령부의 미군 병사들이 9·11 7주년 추모식을 연 11일에도 변경지대에서는 미군 2명이 더 숨졌다. 이로써 올들어 아프간에서 사망한 미군은 113명으로 늘었다.


美-파키스탄, 대테러 동맹서 적대관계로?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월경(越境) 작전에 대응하겠다던 파키스탄 군이 월경을 시도하던 미군 헬기에 발포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따라 지난 7년간 ‘대테러전’ 전선에서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미국과 파키스탄이 냉각기를 넘어 적대 관계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주민들과 관리들은 미군 헬기의 파키스탄 영토 침범 시도와 이에 대한 군의 발포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더 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15일 새벽 1시께(현지시간) 아프간 파크티카주(州) 미군 기지에서 전투용 헬기 5대와 병력 수송용 치누크 헬기 2대 등 모두 7대의 미군헬기가 이륙한 뒤 파키스탄 영토를 넘었다.
 이들 헬기는 탈레반의 주요 활동무대인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내 남와지리스탄 앙고라 아다까지 근접했지만 탈레반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된 현지 부족 민병대에게 총격을 받았다.
 또 남 와지리스탄에 주둔중인 보안군이 민병대의 발포에 가세하자 이들 헬기들은 아프간으로 돌아갔다.
 결국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토벌하겠다며 국경을 침범한 미군이 국경지대에 배치된 파키스탄 보안군과 탈레반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부족 민병대의 ‘공동의 적’이 된 셈이다.
 파키스탄 군 당국과 아프간 주둔 미군은 사건 발생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익명을 요구한 군 당국 관계자는 미군 헬기에 대한 사격이 있었으나 군 당국이 아닌 민병대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영토 침범을 시도한 미군에 대한 사격이 이뤄졌다면 이는 최근월경작전으로 신경을 곤두세우던 양국 동맹관계가 적대적 관계로 악화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취임 후 처음으로 외국 방문길에 나선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를 만나 미군의 월경작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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