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빅뱅 실험

딸기21 2008. 9. 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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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앨리스의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스위스 제네바의 ‘거대 강(强)입자 가속기(LHC)’가 10일 가동을 시작합니다. 인공적으로 블랙홀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 실험은 태초의 상황을 재현해보기 위한 것으로서, 막대한 설비비용과 실험 규모 때문에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았었지요.

LHC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핵물리연구소(CERN)는 블랙홀을 만들어내 빅뱅(대폭발) 직후의 우주와 같은 상태를 만들기 위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실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은 영국 동화에 나오는 앨리스(ALICE- ‘거대 이온 충돌 실험’의 약자이기도 합니다)처럼 인류가 ‘이상한 나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우주 탄생의 신비를 이 기계가 밝혀줄 수 있을지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LHC는 둥근 터널 모양의 기계입니다. 지름 8㎞에 총길이가 27㎞에 달하는 이 기계는 스위스와 프랑스가 만나는 쥐라 산맥 지역의 50~170m 공간에 설치됐습니다. 이 장비를 만드는데에 15년 동안 60억 달러(약 6조1000억원)가 투입됐다는군요. 여기 자금과 기술을 지원한 나라들만 수십개국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번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80여개국 과학자 1200여명이 직접 연구소에서 결과를 지켜본답니다. 미국 방문단의 일원으로 실험 참관에 나선 케이티 유리케비츠라는 과학자는 AP인터뷰에서 “한 세대에 한 번 이뤄질까 말까 한 거대 규모 실험”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태초에 빅뱅이라는 이름의 대폭발이 일어나 우리 우주가 생겼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를 ‘표준모델 이론’이라고 부르는데요. 빅뱅 직후의 어떤 요인에 의해 우주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에너지가 들어차게 됐으나, 현재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구성 물질은 우주 전체의 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암흑 물질(23%)과 암흑 에너지(73%)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질들을 구성하는 입자는 각기 다른 질량을 갖고 있으나 입자들의 질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수수께끼입니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이른바 ‘힉스 입자’라는 것을 고안해냈습니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에 의해 각 입자들의 질량이 전해진다는 것이죠.

정작 힉스 입자라는 것이 관측된 적은 없습니다. 즉 이 것은 아직까지는 '가상의 입자'인 것이죠.
LHC의 실험은 태초의 상황을 만들어 힉스 입자를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양성자가 영하 271.3도에서 자기장에 의해 가속돼 터널로 날아가 충돌을 일으키는 겁니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날아간 양성자가 빅뱅과 비슷한 상태에서 부딪치면 쿼크 같은 소립자들과 함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입자들도 같이 튀어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CERN은 아틀라스(ATLAS), CMS 등 초정밀 검출기 6대를 설치해 튀어나오는 입자들을 잡아낸다는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블랙홀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몇몇 미국 과학자들은 “LHC에서 만들어진 블랙홀이 지구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며 실험에 반대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터널 안에서 양성자가 부딪친 충격으로 블랙홀이 생긴다 해도 너무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지구를 삼킬 염려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입자물리학자들은 이번 실험이 생물학에서 유전자 지도에 버금가는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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