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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심재(心齋)할 때

딸기21 2008. 8. 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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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안회가 말했습니다. "제가 심재를 실천하기 전에는 안회라는 제 자신이 실재처럼 존재하지만, 심재를 실천하여 제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이것을 '비움(虛)'이라 하는 것입니까?"
"바로 그렇다. 내가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네가 위나라에 들어가 그 새장에서 노닐 때, 이름 같은 데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받아 주거든 소리내고, 받아주지 않거든 잠잠하라. 문도 없고 나갈 구멍도 없거든 '하나'로 집을 삼고, 부득이한 일에만 거하라. 그러면 그런 대로 성공할 것이다.

14. 걷지 않고 자취를 안 남기기는 쉽지만, 걸으면서 자취를 안 남기기는 어려운 일. 사람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쉬우나, 하늘을 위해 일할 때는 속이기 어려운 일. 날개로 난다는 말은 들었겠지만, 날개 없이 난다는 말은 못 들었을 것이다. 앎이 있어 안다는 말은 들었겠지만, 앎이 없이 안다는 말은 못 들었을 것이다.

저 빈 것을 보라.
텅 빈 방이 뿜어내는 흰 빛.
행복은 고요함에 머무르는 것.
머무르지 못하면
이를일러 '앉아서 달림(坐馳·달릴 치)'이라 하느니.

15. 귀와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이나 앎을 밖으로 하라. 그러면 비상한 힘도 들어와 머물 것이니, 사람들이[모여든다는 것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 이것이 만물의 변화라는 것이니, 우임금·순임금도 여기에 의거했고 복희·궤거도 이를 평생 실천궁행했다. 하물며 그만 못한 우리 보통 사람들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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