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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에너지회담' 제안

딸기21 2008. 6.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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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례적으로 산유국들과 석유수입국 대표들을 한데 모으는 에너지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야드 마다니 사우디 정보ㆍ문화장관은 9일 산유국들과 석유수입국들이 함께 만나는 에너지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다니 장관은 이날 항구도시 제다에서 각료회담을 마친 뒤 이같은 제안을 내놓으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에너지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 각국에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능력이 있음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우리와 거래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 기업들에게 우리가 언제라도 원하는 만큼의 석유를 추가로 공급해줄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고 AP는 전했다.

사우디의 제안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면서 세계적인 기름값 패닉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최근의 고유가는 국제 선물시장을 농락하는 투기세력의 준동과 중동ㆍ아프리카 산유지대의 지정학적 불안 등에서 나온 것이지만, 2003년 이라크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가 오름세에는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데 석유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손쉽게 파낼 수 있는 석유매장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중동 전체의 석유 생산능력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것. 분석가들은 최대 산유국이자 중동의 맏형인 사우디조차도 OPEC에서 영향력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산유량을 늘릴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며 의심해 왔다.

사우디의 제안은 사우디를 비롯한 OPEC 국가들의 증산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들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우디는 구체적으로 소비국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현재의 고유가는 투기세력 탓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따라서 사우디의 제안대로 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시장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 컨설턴트 짐 리터버시는 AP인터뷰에서 "그런 종류의 회담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면서 "당장 OPEC이 긴급 회담을 갖고 증산을 결정하지 않는 한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은 오는 9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본부에서 열릴 예정인 연례 정상회담 이전에는 증산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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