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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정치적 준비 태세

딸기21 2008. 5. 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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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안회가 말했습니다. "단정하고 겸허하며, 근면하고 오로지 하나에 전념하면 되겠습니까?"
"안 되지. 그런다고 어찌될 것 같으냐? 위 나라 임금은 본래 기운이 넘치고 잘난 체를 하며, 한결같지 못한 사람이다. 아무도 그 비위를 맞출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 같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한다. 이른바 '나날이 덕을 닦는 일'도 못하는데, 하물며 큰 덕을 이야기한들 무엇하겠느냐? 고집이 세어 꺾을 수가 없다. 겉으로는 네 말을 듣는 척할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거들떠볼 가치조차 없다고 여길텐데 무슨 일이 되겠느냐?"


우리 회사 사정과 똑같다 -_-

8. "그러면 제가 속으로는 곧은 마음을 지니고 겉으로는 굽실거리고, 또 제 의견을 말하더라도 반드시 옛사람에 빗대어 하겠습니다. 속으로 곧은 사람들은 하늘과 함께한 사람들. 하늘과 함께한 사람들은 천자나 자기들이나 다 같이 하늘이 낸 자식이라 알고 있는데, 자기 말을 사람들이 인정하든 말든 상관하겠습니까?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천진스런 아이 같다고 합니다. 이것에 제가 말씀드리는 '하늘과 함께함'의 뜻입니다.

9. 굽실거리는 사람은 인간들과 함께하는 사람들. 손을 높이 들고,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혀 절하는 것이 남의 신하된 자의 예절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하는데, 저라고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남이 하는 대로 하면 사람들이 헐뜯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에 제가 말씀드리는 '인간들과 함께함'의 뜻입니다.
제 의견을 말하되 옛사람에 빗대어 말하는 것은 옛사람들과 함께하는 일. 제가 그 말로 가르치고 꾸짖더라도 그것은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옛사람이 하는 말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직언을 하더라도 큰일 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에 제가 말씀드리는 '옛사람들과 함께함'의 뜻입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10.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안 되지. 그렇게 해서 될 것 같으냐? 꾸밈이 너무 많아 좋지 않다. 고리타분하기는 하지만 벌은 면하겠구나. 그러나 그저 그뿐이지, 그것으로 어떻게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 아직도 너는 너의 그 [변하지 않은 보통의] 마음을 스승처럼 떠받들고 있구나."

안회는 나이브하고, 공자는 그 한계를 지적하는데, 그럼 어찌 하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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