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슈퍼 화요일' 5대 키워드

딸기21 2008. 2. 5. 15:51
728x90
미국 대선의 판세를 가늠케할 '슈퍼 화요일'이 다가왔다. 5일 민주당은 22개주에서 대선 후보를 결정지을 전당대회 대의원 총 1681명을, 공화당은 21개 주에서 총 1023명을 뽑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치른다. 이날 경선들을 통해 대의원을 가장 많이 확보한 후보들이 각 당 대선 주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50개주 경선이 모두 끝나는 것은 6월이지만 `슈퍼 화요일'을 통해 양당 내 판세는 사실상 결정되는 셈이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고,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한발 앞서고 있다. `본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슈퍼 화요일의 결전을 가늠케 해줄 다섯가지 주요 변수와 이슈들을 점검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히스패닉과 `세뇨라 클린턴'

5일 민주당 경선이 치러지는 22개 주 가운데 무려 10개 주에서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가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뉴멕시코는 유권자의 44%, 캘리포니아는 36%, 조지아는 30%, 애리조나는 29%가 히스패닉이다. 오바마의 부상으로 `흑인 표심'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긴 했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것이 히스패닉 유권자들인 셈이다.
대부분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은 이민자들에 우호적인 민주당 성향이며, 특히 클린턴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다. `세뇨라(마담) 클린턴'의 인기는, 히스패닉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농업노동자연합(UFW)이 최근 지지를 선언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히스패닉 주민들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의 호경기를 그리워하고 있다"며 "특히 오바마에게 맹추격 당하고 있는 클린턴에게는 히스패닉 표를 얻어내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캘리포니아와 `숫자의 마법'

USA투데이는 4일 슈퍼 화요일의 판세를 결정지을 핵심 4개 주로 캘리포니아, 미주리, 조지아, 뉴욕주를 꼽았다. 5일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 441명 중 370명을 뽑는 캘리포니아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 역사적, 전통적으로도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의 의미는 간과할 수 없다. 1968년 민주당 경선에서 유진 매카시를 누르고 승리를 거둔 로버트 케네디는 바로 그날 밤 암살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문제는 `기묘한 숫자들(odd numbers)의 마법'. 카운티별로 3∼7명의 대의원을 뽑는데, 대의원수가 4명인 카운티의 경우 1위 후보의 득표율이 3분의2를 넘지 못하면 2위 후보와 2명씩을 나눠갖게 된다. `표=대의원수'로 연결되지 않는 특유의 맹점이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
미주리주는 `미국 대선의 시금석'이다. 후보 경선에서건, 본선에서건, 1956년 이래 이 곳에서 승리를 거둔 사람이 대권을 거머쥐었다. 조지아는 보수적인 남부지역 판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민주, 공화 양당 모두에 중요한 지역. 뉴욕은 클린턴의 정치적 고향이며, 민주당 대의원 281명이 걸려 있는 `대형 주'다.

이라크 전비 논란

백악관은 4일 의회에 보낼 내년도 예산안 내역을 공개했다. 총 3조1000억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안에는 역시나 사상 최대인 국방 예산도 포함돼 있다. 5154억 달러 규모의 국방부 일반예산과 별도로 백악관과 국방부는 의회에 막대한 규모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비용 승인을 요청했다. 이대로라면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09 회계연도의 첫 4분기에만 전비 700억 달러가 들어간다. 어느 당이 집권하든 새 정부에는 엄청난 부담이 되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예산안이 나오면서 경제 문제에 가려지는 듯했던 이라크전 논란이 재점화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소외감 속 무신론자들

로이터통신은 4일 "미국 헌법은 정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으나 선거철만 되면 미국은 `종교국가'가 된다"며 너도나도 기독교 신앙심을 강조하는 미국 선거판의 풍토를 꼬집었다. 특히 자유주의적인 매케인에 맞서 모르몬교 롬니와 침례교 보수파 허커비가 대결하는 공화당에서 종교는 핵심 잣대 중 하나다. 민주당에서도 오바마를 둘러싼 `무슬림 의혹'에서 보이듯, 기독교 신자인지 아닌지가 큰 문제가 된다. 로이터는 "선거 때만 되면 비(非) 기독교인이나 무종교인들은 소외감을 느낀다"며 그들의 표가 어디로 몰릴지도 관심거리라고 전했다.

`슈퍼 화요일' 자체가 변수

경선이 우르르 실시되는 5일을 미국인들은 `쓰나미 화요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전까지는 전통적으로 가장 먼저 실시됐던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 등 초반 몇몇 주 경선을 제외하면 여러 주들이 순차적으로 5∼6개월 간 대의원 선출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경선 장사'에 눈뜬  각 주들이 앞다퉈 일정을 끌어당기면서 올해엔 예비선거의 쓰나미가 벌어지게 됐다. 대선을 9개월여 앞둔 이날 하루의 이벤트가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상황이 된 것. 과거엔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주요 주의 판세가 이후 경선에도 영향을 미쳤으나 이번엔 그야말로 예측불허가 됐다.
정당 별, 주 별, 카운티 별로 대의원 결정 방식도 제각각이다. 전당대회에서 마음대로 아무나 찍어도 되는 `슈퍼 대의원'을 두는 주가 있는가 하면, 득표율대로 후보를 찍어야 하는 지역구별 대의원들도 있다. 몇몇 주 공화당은 승자독식이나 `1등 가산치' 등을 두고 있어 "대선보다 더 복잡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CSM은 내다봤다.

728x90

'딸기가 보는 세상 > 아메리카vs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후, 일단 '튕기기'?  (0) 2008.02.12
슈퍼 대의원... 미국도 참 특이해  (0) 2008.02.11
MS, 야후, 구글  (0) 2008.02.02
빌 클린턴.  (0) 2008.02.01
브라질의 '핵잠수함' 야심  (0) 200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