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생각

딸기21 2002. 12. 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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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뒹굴었더니 살맛이 난다. 역시 사람은 뒹굴어야 사색이든 무엇이든 가능한 법이다. 삶의 여유라든가 관조라든가 하는 것도 다 뒹굴어야 할 수 있다.
집에서 혼자 있으면서 한 일...이라고 하면 역시나 일 냄새가 나니까.
집에서 혼자 있으면서 한 짓들.
아침에 남편 안 깨워서 지각시키고.
물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물 가져다 달라고 하면서 "밀린 물값 오늘 꼭 드리겠다"고 사정하다시피 하고(덧붙여, 쌓아놓은 물통들도 오늘 반드시 드리겠다고 빌었다)
물값을 내려면 돈이 있어야지. 아파트 안에 있는 현금지급기가 하필 고장나서 은행까지 내려가 돈 10만원 찾음. 음료수랑 바나나, 우유(바나나우유가 아니라 바나나하고 우유란 얘기다. 난 집에 우유 떨어지면 에너지가 5분의1로 줄어든다) 사고.
집안 치우는 척 하다가 양초 켜놓고 불장난.
오전 11시부터 <레알소시에다드-마요르카> 경기 시청.
한 잠 때리는데 물 아저씨가 왔음. 물 받아놓고 낮잠 2차 시기 돌입.
중요하고 묵직한 생각을 해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
책 읽다가 잠이 와서 낮잠 3차 시기 시도. 저녁잠으로 그대로 직행.
저녁 다되어 일어나니 배도 고프고 심심해서 바나나 먹고 샤워를 세게 하고.
(여기서 <세다>는 것은 엄벙덤벙 물만 묻히는 것이 아니라 올리브 바디스크럽까지 써먹었다는 얘기임)
양초 다시 켜서 쪼물락거리다가 <유럽축구 퍼레이드> 보고 커피마시고.
중요한 생각(사색 or 명상)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한국-잉글랜드 평가전> 재방송 해준다고 해서 그거 보고.
밤이 되어 <유럽축구 Goals!>보고 또 촛불 켜서 칼로 쓰삭거리다가.
밤 11시부터는 챔피언스리그 B조 2라운드 <아약스-AS로마> 경기 보고.
정몽준이 노무현 지지철회 선언했다면서 육두문자 섞어 열변 토하는 아지님을 재우고.
지금 인터넷 또닥거리며 놀고 있다. 어느새 새벽 2시 13분. 3시간반만 있으면 올스타전 한다. 랄랄랄라~~
그러고보니 오늘 한 짓이 진짜 많구만...대단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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