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프랑스 또다시 시위

딸기21 2007. 11. 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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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2년만에 재연된 소요가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이민 2세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소요는 27일 사흘째를 맞으면서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총기까지 등장해 `도시게릴라전'을 방불케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2005년 소요 때 강경대응으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켰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파업 사태를 정치적 승리로 이끌어내자마자 또다시 중대한 시험에 부딪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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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nch firefighters extinguish a burning car in the Paris suburb of Villiers le Bel,
where the death of two youths in a collision with a police car has sparked
several nights of violence, November 28,2007. REUTERS


산탄총에 투석전, 조직적 공격

AFP통신 등은 파리 북동쪽 빌리에 르벨 지역에서 시작된 소요가 확산 일로를 걷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찰 부상자가 속출하고 파리 외곽도시들 곳곳에 경찰이 추가배치됐다고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지난 25일 밤 소요가 시작된 이후 경찰관 8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중 상당수는 사냥용 산탄총 등 총기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진압 경찰들은 "소요 가담자들이 거리에 숨어 총탄을 장전하며 경찰을 조직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리에는 총탄과 돌멩이, 화염병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로 만든 사제 폭발물까지 등장했다. 빌리에 르벨에서는 27일 시립도서관과 학교 2곳, 몇몇 상점이 방화 피해를 입었으며 인접한 4개 마을로 소요가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엔 차량 30여대와 경찰서 건물 등에 불이 났었다. 남부 툴루즈에서도 방화가 여러 것 일어났다.
이번 사태는 2005년과 비교해 더욱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찰들은 소요가 여러 지역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것, 또 경찰력에 대한 조직적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2년전과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소요 가담자들은 대부분 아랍계 혹은 흑인 이민자들과 이민 2세들이다. 그러나 진압에 나섰던 경찰들은 "이번 소요는 인종문제가 아니다"라며 입을 모았다. 경찰들은 "그들은 국가권력을 총체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한 경찰 간부는 "명백한 도시 게릴라"라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장관에서 자리를 옮긴 미셸 알리오마리 내무장관은 "이번 소요는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주도세력이 청소년들을 시켜 경찰과 충돌을 빚게한 뒤 상점을 약탈하며 거리를 초토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시 일어난 10대들의 죽음

이번 소요는 지난 25일 밤 알제리계 이민 2세로 알려진 무신(15), 라카미(16)라는 두 10대 소년이 빌리에 르벨에서 경찰차에 치여 숨지면서 빚어졌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과 두 소년의 가족들은 경찰이 모터사이클을 타고가던 소년들을 친 뒤 방치해 죽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이를 부인하며 "숨진 소년들이 헬멧도 쓰지 않은채 교통신호를 어기고 최고속도로 달렸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에 대해 "마치 `데자뷔(기시감ㆍ旣視感)'같다"며 당국의 무성의와 미숙한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2005년 파리 시위도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이민2세 10대 소년 2명이 철로에서 감전사하면서 일어났었기 때문.
프랑스 정부는 재작년 사태 이후 `동등기회법' 등 이민자 자녀들의 교육과 취업을 돕기 위한 법을 만들었고, 빌리에 르벨 같은 이민자 밀집 거주지역에 막대한 복지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프랑스 사회 전반에 배타주의와 반(反)이민 정서가 퍼지면서 이민자들과 주류 사회 간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빌리에 르빌의 경우 2만7000여 주민의 3분의1이 24세 이하인데, 젊은층의 취업률은 극히 낮다. 이민2세대들과 치안당국의 갈등도 더 악화됐다. 범죄학자 세바스티앵 로슈는 AP인터뷰에서 "마이너리티(소수 집단)와 공권력 간의 갈등이 너무 과소평가됐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경찰을 공격하는 사람은 누구든 범죄자이며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28일 귀국하는대로 긴급 각료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년전 파리 소요 때 내무장관을 지내면서 "(소요 가담자들을) 소방용 호스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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