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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관건은 총선'

딸기21 2007. 11. 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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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위대 수천명을 구금한 가운데, 내년 1월 총선을 예정대로 실시할수 있을지가 정국의 핵심 관건이 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총선을 예정대로 치르라고 파키스탄에 압력을 넣고 있지만, 민의를 줄곧 거부해온 쿠데타정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할지는 회의적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지 사흘째인 5일, 동부 이슬람 중심도시 라호르에서는 검은옷을 입은 법관과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돌과 나뭇가지를 들고 경찰에 맞서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국영언론이 아닌 독립방송 기자들과 민주화운동가들도 참여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으로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수백명을 연행해갔다. AP통신은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래 파키스탄 전역에서 보안당국에 붙들려간 이들이 35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구속자를 석방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회복시킬 것을 촉구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파트너인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에 당혹스런 처지가 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복을 벗고 총선을 예정대로 치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전날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던 것과 달리 무샤라프 지원을 줄이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고, 무샤라프 측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만 재차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영국 외무부 등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비상사태 철회를 촉구했다.

파키스탄 정국을 가늠할 최대 관건은 2달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 간접선거라는 요식행위만 거친 채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진짜 `민의'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총선은 가장 두렵고 싫은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군 참모총장을 겸직하면서 지난달 의회 간접선거로 형식상의 대선을 치렀지만, 이 선거의 합법성이 문제가 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대선 판결에 앞서 선수를 친 것인 동시에, 내년 총선까지 아예 봉쇄해버리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조건이 성숙되면 참모총장직을 포기하고 민간인 대통령으로만 일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의 측근인 샤우카트 아지즈 총리는 "다음 총선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은 대통령과 총리의 말에 극도의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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