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폼 때문에...

딸기21 2007. 10. 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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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책도 못 읽고 있는데...

여름에 푸켓 놀러갔다가 공항에서 바트화 남은 것 가지고 책을 샀다.

 이 책의 영어판, Julia Lovell, THE GREAT WALL

John Man, GENGHIS KAHN

Geraldine Brooks, NINE PARTS OF DESIRE

John Pilger, FREEDOM NEXT TIME

줄리아 로벨의 책은 한글판 있는지 모르고 산 거고, 징기스칸은 잭 웨더포드 책 읽던 남편이
갑자기 흥미를 보여서 역시나 충동적으로 샀다.
제랄딘 브룩스의 책은 이슬람 여성들의 삶을 다룬 것인데, 요즘 이쪽이 나름 유행타는 듯.
주로 이슬람 여성의 박해받는 삶에 초점을 둔 자전적인 글들(예를 들면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같은)이
서양에선 제법 수요가 있는지, 영문판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성 할례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용감한 수퍼모델 와리스 디리의 책을 더 살까 하다가
그냥 '소개' 형식으로 돼 있는 브룩스의 책을 골랐다.
존 필저의 글은, '제국의 지배자들'을 읽어서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었기 때문에 고른 것.

지금부터는 하루의 넋두리.. 

어쩌구 저쩌구 해도,
영어도 잘 못하고... 영어로 된 책 잘 읽지 못하는데 걍 멋져 보이려고 샀다.
전철 탈 때 책 읽는데, 잉글리시로 된 책 뒤적이고 있으면 폼 살지 않을까 싶어서... ㅎㅎ
난 참 후까시에 목숨건다. 어이구...
사실 저 책들 그렇게 딱히 읽고싶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 노무 폼 때문에...

오늘도 폼 꺼질까봐 주책 떤 거 있다.

우리 딸 꼼꼼이 친구 ** 엄마를 만나게 됐다.
꼼꼼이가, 걔네 아빠가 애 데리러 유치원왔는데 그 집 놀러가겠다고 했단다.
"엄마한테 허락받았다"는 뻥까지 쳐가면서... 그래서 그집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일단 허락해주고, 저녁에 애를 데리러 갔다가 그집 애엄마랑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는 엄마가 열심히 시켰나보다. 파닉스도 뗐고 악보도 볼 줄 알고 구구단도 외웠다고 한다.
우리 꼼꼼이는... 구구단이라는게 세상에 존재하는줄도 모른다.
그집에는 또 피아노도 있고... 머, 까짓거 우리도 사면 되지. -_-
그리고 그집 엄마는 영문과 박사과정이라 이달 말이면 박사 되고, 대학에 강의 나간다고 한다.

이래가지고서는 영 내 폼이 안 살잖아?
그래서, 이것저것 과외 이야기하다가... 내가 두 아이 데리고 매주 수욜 저녁에
책 읽어주면서 어린이 논술... 이런거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 그집 엄마가 두 애 데리고 영어랑 피아노 가르쳐준다고 해서...

정신 차려라...딸기야... 그렇게 일 벌려놓은 걸로도 모자라서
새벽 여섯시 출근(본업), 오후엔 알바(부업), 저녁엔 살림(겸업) 하루 3라운드를 뛰는 걸로도 모자라서
지 애도 관리감독 못하면서 남의 애까지 끼고 무슨 과외를 하겠다구... ㅋㅋ

머 어때. 유치원 논술;;(웬 얼어죽을 논술)이 별거야? 책 읽어주고 얘기해보라고 하면 되지...

엊그제 꼼꼼이 왈.
"엄마 나 학교가면 1등할거야."
"1등이 먼데. 너 그런거 알어?"
"달리기하고 게임할 때 하는 거자나."
"그래, 제발 1등해라. 그럼 소원이 없겠다."

그랬더니 요노무 가시나가 하는 말. "엄만 그게 소원이야? 내가 요정이야? 소원을 빌게..."

쪼끄만 화상...

극성 떨면 인생에 금가루 뿌려지나?

하긴, 오늘 금가루... 봤다. 먹었다.
친구가 밥사준다고 해서 점심 때 회전초밥집 들어갔는데, 내가 값도 안보고
한접시 9000원짜리 홀라당 먹어버렸다.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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