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아이를 버리다니

딸기21 2007. 9. 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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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에 버려진 아이, 딸을 버린 냉혹한 아버지, 소녀의 집에 버려진 시신….


호주 멜버른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遺棄) 사건 때문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온통 떠들썩하다. 포르투갈에서 실종된 영국 소녀 `매들린 사건'에 이어, 이번엔 중국계 소녀 치앤 사건이 외신들을 달구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주인공들이 귀여운 외모로 눈길을 끄는 여자아이들인데다 수사 범위가 여러나라에 걸쳐 있다는 점, 수사 과정에서 가정 내 폭력 문제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버려진 소녀, 도망친 아버지



중국계 뉴질랜드 소녀 치앤(3ㆍ사진)이 멜버른의 기차역 앞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TV방송을 통해 어린 소녀가 역 앞에 버려져 있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사건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녀는 발견 당시 입고 있던 옷의 브랜드를 따 `펌킨(pumpkin)'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소녀의 부모를 찾던 경찰은 기차역 폐쇄회로TV에서 딸을 버려둔 채 유유히 짐가방을 끌고 떠나는 남성의 모습을 찾아냈다. 뉴질랜드에 10여년간 살며 중국어 잡지를 발간해온 쉬에나이진(54)이라는 남성이었다.


쉬에는 2000년 20여세의 큰 딸이 집을 나가 실종됐다며 방송에 나와 딸을 찾아달라는 호소를 한 적이 있었다. 경찰은 이번에 버려진 소녀가 쉬에와 아난 류(27)라는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치앤이라는 것, 쉬에가 어린 딸을 버린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정 폭력과 살인극?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치앤의 집을 수색한 경찰은 19일 승용차 트렁크에서 아시아계 젊은 여성의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치앤의 엄마 아난인지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아난은 지난 10일 이후 실종된 상태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경찰과 중국 출입국 당국의 수사 협력 과정에서 쉬에가 지난해 아난을 폭행해 법정에 불려간 적이 있으며 아난이 쉬에의 폭력을 피해 한때 중국으로 도망쳤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7일엔 실종됐던 쉬에의 전처소생 딸이 언론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아버지의 폭력성을 폭로하기도 했다.


치앤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한 위탁가정에 맡겨졌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치앤이 그곳에서 보호를 받다가 중국에 있는 외할머니에게 가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들린 사건' 여전히 미스테리


앞서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을 여행 중이던 영국인 부부가 어린 딸 매들린(4)을 유괴당했다고 주장, 큰 뉴스가 됐다. 어린 소녀 매들린의 모습은 유럽 전역에 뿌려졌으며 매들린의 부모는 축구스타 데이빗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과 함께 "아이를 돌려달라"고 공개 호소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포르투갈 경찰은 지난 7일 매들린 부모의 차에서 매들린의 핏자국이 발견됐다며 엄마 케이트 매켄과 아버지 게리 매켄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케이트가 아이를 때려 숨지게한 뒤 시신을 숨기고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부부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거액의 딸 찾기 광고를 계속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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