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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수'가 다르푸르 살릴까

딸기21 2007. 7. 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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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발생한 최악의 대량학살 사태인 수단 다르푸르 문제를 풀 실마리를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해결의 열쇠는 난민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이슬람 민병대도, 학살을 방기해온 수단 정부도, 국제사회도 아닌 땅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 문제로 시작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지하의 호수, 거대한 수맥이 발견된 것.

BBC방송, 가디언 등은 18일 미국 보스턴대 지질조사팀이 수단 서부 다르푸르 북쪽 지하에서 넓이 3만750㎢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지도)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조사팀을 이끈 지질학자 파루크 엘 바즈는 "미국 5대호 중 하나인 이리 호수와 비슷한 크기로, 만일 지상에 있었다면 세계 10위 안에 드는 큰 호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호수의 물을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약 607㎢(1억8400만평)의 땅에 관개용수를 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단과 이집트 정부도 조사단을 파견해 농업용수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호수는 다르푸르의 내전과 대량학살 사태를 끝내는데에도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르푸르 분쟁은 아랍계 유목민이 아프리카계 농민들의 땅으로 밀려들어오면서 발생했다. 지구온난화로 사막화가 진행돼 사하라사막이 커지면서, 유목민들이 목축을 할 땅을 찾지 못해 농토로 들어온 것. 이로 인해 분쟁이 일어나 2003년 이래 20만명이 숨지고 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겉보기에는 아랍계와 아프리카계, 유목민과 농경민,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의 싸움 양상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물이 모자라 일어난 `환경 분쟁'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유엔은 최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중재로 국제회의를 열어 다르푸르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분쟁 당사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싸움인 탓에 마땅한 중재안을 찾지 못했다.
다르푸르에서 활동하는 구호기구들은 1000여개의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엔도 지하호수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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