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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그냥 다 죽여"

딸기21 2007. 7. 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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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을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파키스탄 `랄 마스지드(붉은 사원)' 사태가 결국 최악의 유혈극으로 치달았다.

AFP, 로이터 통신 등은 파키스탄 정부군이 이슬라마바드 시내 랄 마스지드에서 무장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9일에 이어 10일 계속 총격전을 벌여 강경파 이슬람 지도자 등 수십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50명 이상, AFP통신은 최소 6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내무부는 "무장 세력을 배후에서 이끌어온 이슬람 강경파 성직자 압둘 라시드 가지도 총격전 와중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 측은 가지가 랄 마스지드 내 이슬람학교(마드라사) 학생들과 함께 친 알카에다 조직을 만들어 무장 투쟁을 일으키려 했다고 주장해왔다. 자베드 치마 내무부 대변인은 "가지는 마드라사 지하실에 숨어있다가 투항하려 했는데 무장조직원들이 막았다"면서 "진압군의 집중 사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격전 와중에 정부군도 8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첫 충돌이 시작된 이후 사망자 수는 80명을 넘어섰다.
파키스탄 군은 진압 병력이 사원과 마드라사 대부분을 장악했다면서 작전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살ㆍ체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사원 내 이슬람 세력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남아있는 저항세력은 사원을 찾았던 신자들을 인질로 잡고 방패막이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간인 몇명이 붙잡혀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슬람 세력을 강하게 누르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 파키스탄 내 이슬람 세력의 거센 반발을 사왔다. 최근 대법관과의 충돌, 곳곳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시위 등으로 곤혹스런 처지가 됐던 무샤라프 대통령은 랄 마스지드 사태에 초강경 무력진압으로 맞섰다.
그러나 성직자까지 사살해버린 이번 진압 작전은 이슬람 세력의 더 큰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브뤼셀에서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파키스탄 정부와 이슬람세력 양측에 대화를 통한 타결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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